익숙해진다는 것
안녕하세요. 제제프렌즈 대표 홍난영입니다.
사실 저는 낯을 많이 가립니다. 나이를 먹고, 사회 경험이 늘다 보니 조금은 나아졌지만 기본 성향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봉사 리딩을 할 때 모르는 분들이 많으면 걱정이 많습니다. 평소엔 제제프렌즈 이사님이 계시지만 어쩌다 저 혼자 가게 될 땐 그래요.
오늘이 그런 날 중 하나였습니다. 이사님 없이 저 혼자 리딩을 하게 되었고, 오시는 분들은 제멍냥 분들이었죠. 보내주신 신청 명단을 보니 자주 오시는 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콩닥콩닥했습니다.
웃기죠? 곧 50이 되어도 원래 그런 성향의 사람은 아직도 그런답니다.
하지만 다큐 촬영 때문에 자주 만났던 임지욱님과 견사 보수를 도와주시는 재환님이 오신다고 해서 마음이 조금 놓였습니다. 그분들은 그래도 익숙하니까요. 그리고 막상 쉼터에 가보니 거의 매주 오시는 수종님도 계시더라구요.
그분들은 모르셨겠지만 저는 은근 기대어 오늘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하하. ^^; 쑥스럽네요.
저 같은 사람에게도 방법은 있습니다.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만들면 되는 거죠. 자주 만나고, 자주 이야기 나누면 점점 익숙해집니다.
우리 강아지들도 자주 만난 봉사자님들께는 친근함을 표시합니다. 익숙하니까요.
우리집 구조 고양이 토르도 낯섬과 경계를 풀어야하는데 1년이 넘도록 아직 경계태세입니다. 물론 많이 나아지긴했어요. 이런 고양이를 '관상묘'라고 하더라구요. 볼 수만 있는 고양이. ㅋㅋㅋ
'익숙함'이란 때로는 경계해야 하기도 하죠. 너무 익숙해지면 고인 물이 돼버리기도 하니까요.
모든 것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위험해집니다. 그러니 익숙한 것도 느슨한 연대를 하며 적당하게. 언제나 적당히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여하튼, 낯섦에 저 혼자 덩그러니 있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하루였습니다. 오늘 만난 분들은 이제 다음엔 낯설지 않을 거예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