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쉼터는 수렵/채집의 시대인가?

<총균쇠> 두 번째 이야기

  • <총균쇠>는 유라시아와 아메리카 등 지역에 따른 문명(?)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이제 1부까지 읽었거든요.
  • 읽다 보니 한림쉼터는 아직 수렵/채집의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더라구요. 저는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홍대표의 독서 유니버스]는 관심분야의 책을 매일매일 '미세하게' 읽고, 생각을 남기는 코너입니다.

책을 요약하진 않겠습니다. 너무 방대하거든요. 읽다가 어떤 생각이 들었을 때마다 조금씩 글을 써보려고 해요.

우리는 학생 때 이런 내용을 배웠습니다. 인류가 농사를 짓게 되면서 잉여 식량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구요. 농사를 지음으로써 식량이 많아졌고, 그 결과 인구도 많아졌죠. 많아진 인력은 농사를 더욱 발전시키게 되었고, 먹을 만큼 다 먹어도 남은 식량이 생겨나게 됩니다. 이게 '잉여 식량'이죠.

'잉여 식량'이 생겼기 때문에 전문가가 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농사를 짓지 않는, 다른 기술을 팔아 먹고사는 사람들이었죠. 정치가도 생겼구요.

유목하는 수렵, 채집사회에는 전업 기능공이 전혀 없거나 극소수에 불과한 반면, 정주 사회에서는 이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총균쇠> 139p.

이 문장을 보니... 한림쉼터는 아직 수렵/채집의 시대인 것 같더라구요. 쉼터엔 잉여가 없고, 잉여가 없으니 전업 기능공이 없죠. ㅠ.ㅠ

사람이든 동물이든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그다음이 있잖아요. 아마도 수렵/채집 사회에선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구했을 거예요. 당시엔 대단한 저장 기술도 없었을 테니 대부분 그날 식량을 구해서 그날 먹으며 살았겠죠.

Prompt : In the hunter-gatherer era, primitive people are digging for clams in the sea, painting, expressive/ Image by Stable Diffusion

이렇게 생각해 보니 한림쉼터는 농업시대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과도기가 필요하겠죠. 추측건대 수렵/채집의 시대에서 농업의 시대로 넘어갈 때 둘은 공존했을 것 같아요. 농사라는 게 오늘 시작한다고 내일 뚝딱 생산물이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여전히 수렵/채집을 하면서 시간을 내어 농사를 시도해 봤겠죠. 아마도 제대로 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Prompt : people who plow the land to farm on barren land, painting, expressive/ Image by Stable Diffusion

그렇다면 한림쉼터의 농업시대는 무엇일까요?

무언가를 생산하고 그를 통해 잉여를 남길 수 있는 시스템이 들어서는 거겠죠. 유기견 보호소에서 그게 가능할까, 의심은 들지만... 이게 만들어지지 않으면 유기견 보호소는 영원히 수렵/채집의 시대에 남아있어야 할 겁니다.

한림쉼터 문명(?)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총균쇠>를 읽으면서 계속 생각해 보겠습니다.

Prompt : rice, potatoes, sweet potatoes, and various vegetables piled up in storage, painting, expressive/ Image by Stable Diffu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