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용이 이야기(6) 삐용이가 떠난 뒤
삐용이가 떠났다는 소식을 인스타에 올리고 나니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사진 속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삐용이 얼굴만 봐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내가 선택한 사진은 신해님과 갔던 바닷가 소풍 때 사진이었다. 쉼터에서도 늘 웃고 다녔지만, 그때 표정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선 그냥 눈물 뚝뚝 흘리고 싶었지만, 티를 내지 않기로 했다.
우리에겐 아직 112마리의 아이들이 남아있고, 그 아이들도 언젠간 별이 될 테니 그때마다 가슴을 치며 울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오히려 의연하게 있고 싶었다. 그편이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거의 한 달을 임시 보호하며 모든 것을 다 챙겨주었던 소장님은 계속 우셨다. 소장님은 우셔도 된다. 그래야 삐용이를 온전히 떠나보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삐용이가 떠난 후, 삐용이네 견사의 아이들은 여전히 컨테이너 밑으로 숨어 가까이 오지 않았고, 다른 아이들도 늘 그렇듯 밥 먹고, 물 마시고, 견사 문을 열어주면 신나게 뛰어다녔다. 다만 삐용이네 견사에 들어가 사료에 맛있는 걸 섞어줄 때 헤헤거리며 밥그릇 클리어하는 삐용이 대신 다른 녀석들이 돌아다니며 클리어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이어갔지만, 그 속에서 나는 문득문득 삐용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특히 사료 그릇을 돌아다니며 맛있는 것만 골라 먹던 그 장난스러운 눈빛이 그리웠다. 아이들은 여전했지만, 어쩐지 견사 안은 삐용이의 흔적이 사라진 것처럼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졌다.
삐용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쉼터에서 살아갔던 모습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그의 헤헤거림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