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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온 뒤, 쉼터

홍난영
홍난영
- 2분 걸림 -

아침엔 눈이 덜 녹아 평화로를 빠져나온 후부터 시속 20km미만으로 운전했다. 아직 길은 빙판이었다. 쉼터 가는 길에 미끄러져 길 옆으로 박혀있는 차들도 세 대 보았고, 경사에서 헛바퀴 돌리며 못 올라오는 차도 보았다.

도로에 가로로 서 있는 차도 보았는데 이런 차들 옆으로 갈 때마다 우리 차도 미끄러져 2차 사고날까봐 심장이 쫄깃해졌다. 그런 차들이 보이면 시속 10km미만으로 살살살 둘러갔다.

너무 천천히 갔나, 10시까지 가야하는데 늦고 말았다. 평소라면 가고도 남았을 시간에 출발했는데. 어쩔 수 없다. 안전이 먼저니까.

원래는 학생들이 단체로 봉사를 오기로 했는데 혹시 몰라 취소했다. 오는 길에 사고라도 나면 안되니까. 대신 일반 성인봉사자분들은 오셨다. 두 분 다 베테랑이시라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엔 수도도 얼어서 물이 안 나왔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눈은 녹기 시작했고, 물도 나오기 시작했다. 다행이었다. 이틀이나 설거지를 못해서 그릇들이 더러웠고, 어제는 수도가 얼어 물도 안 나와 갈아주지 못해 지저분한 곳도 있었다.

설거지 싹 하고 밥물을 채워주었다. 똥도 이틀을 못 치워서 쌓인 게 어마어마했다. 쌓인 똥 치우고 설거지하고 밥물 채우느나 시간이 훨씬 더 걸렸다. 그래도 뿌듯했다. 해줄 수 있어서.

산책 나온 머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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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난영

(사)제제프렌즈 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