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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이, 극적으로 가족을 만나다 & 우리의 숙제

제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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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분 걸림 -
  • 발견 당시

6월 16일(날짜도 잊어버리지 않아요!) 고정 봉사자님께 전화가 옵니다. 꼬물이 둘이 버려졌다구요. 제제프렌즈가 리더를 맡은 후 쉼터에 강아지를 버린 일은 없었지만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이니 당황스럽더라구요.

쉼터로 달려가 어떻게 발견되었냐고 물어보니 산책 나온 아롱이가 쉼터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 밑으로 자꾸 들어가려고 하더래요. 그래서 밑에 뭐가 있나 싶어 살펴봤더니... 강아지 둘이 꼬물꼬물... 대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롱이가 아니었으면 이 아이들이 여기에 있는 줄도 몰랐겠어요. 자기들 나름대로는 그늘을 찾아 들어온 것 같습니다.

  • 임시보호

일단 서둘러 동물병원을 찾아갔고 큰 이상은 없다는 소견을 들었어요. 곧 무서운 여름이 올텐데 이 어린 것들을 어떻게 쉼터에서 케어할 수가 있겠어요? 그래서 긴급 임보처를 찾았고, 오드리님께서 기꺼이 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의 이름은 제멍냥에서 유월에 발견되었다고 해서 '유이(여)', '월이(남)'이 되었어요.

숨을 돌린 후 임보처를 찾았죠. 그렇게 두 번째 임보처가 나왔고 월이는 임보처로, 유이는 제제프렌즈 대표의 집으로 가게 됩니다.

다행히 유이는 7월에 바로 입양을 갔어요. 하지만 월이는 임보처를 옮겨 다니다 두 번째로 임보해주셨던 분이 계속 임시보호를 해주셨습니다.

월이
  • 무럭무럭 자라다

월이는 임보처에서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5차 예방접종까지 다 했고, 최근엔 중성화 수술까지 완료할 수 있었어요.

사실 임보를 처음 부탁드렸을 땐 8월 말까지였어요. 우리의 목표는 입양을 못 간다면 더위가 어느정도 풀린 후 쉼터 복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땐 아이가 어느 정도 컸을거고, 그쯤이면 더위도 어느 정도 가시리라 생각했거든요. 그때까지 입양을 못 가면 쉼터에서 생활해야 하니 추운 겨울이 오기 전까지 날씨에도 적응해야 하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더위는 계속되었고, 감사하게도 임보자님은 9월 말까지 임보가 가능하다 하셨어요.

임보처의 진주 누나와 함께(좌 월이 우 진주)
  • 파양

월이는 8월에 파양도 한 번 당했어요. 입양 전에는 모든 가족이 동의했고, 어릴 때도 강아지를 키웠다고 하셨는데 막상 데려가서는 갑자기 알레르기가 있다고, 개가 으르렁댄다고 부모님이 반대하신다고 하셨어요.

임보를 해주셨던 분은 월이가 왜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냐며, 다시 데리고 오라 하셨지요. 임보자님께 너무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 다시 쉼터로...

그러다 9월 말이 되었죠. 추석 연휴도 있어 그 전에 데려오기로 했답니다. 아직 낮엔 덥긴 하지만 그래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니...

월이를 위해 견사도 만들었답니다.

월이를 입양 보내지 못하고 결국 쉼터에 데려가야 하는 우리의 마음도 착잡했습니다. 고정 봉사자분들들도 마음 아파하셨고, 다른 분들도 그러셨던 것 같아요. 월이에게 매우 미안해했으니까요.

그래도 어쩔 수 없었죠. 월이는 유기견이고, 가족이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돌아갈 수 있는 한림쉼터가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까요... 마음은 아프지만 그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 극적 입양

하지만 데리러 가기 직전, 임보자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구요.

한림쉼터에 봉사를 와보신 적 있는 그 분은 사람 좋아하는 월이가 예쁨도 덜 받고 거의 하루 종일 혼자 그곳에 있어야 한다는 것과, 하루에 수시로 간식을 먹던 애가 앞으로 하루에 1~2개밖에 먹지 못할 거라는 점, 그리고 바닥에 뒹굴며 시커멓게 될 것 등등을 생각하니 도저히, 도저히 못 보내겠다고 하셨습니다.

긴 이야기를 통해 하나의 숙제를 우리에게 남기고 입양을 결정하셨어요. 숙제는 아랫부분에서 말씀드릴게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월이에게 엄마, 공주 & 진주 누나라는 소중한 가족이 생겼답니다.

지내던 집에서 계속 지낼 수 있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많은 분들도 너무나 기뻐해 주셨어요.

현재 시각, 인스타에 올린 입양 글에 대해 415명이 좋아해 주시고 35개의 댓글이 달렸어요. 한림쉼터 인스타 상황상 이 정도면 매우 큰 반응이랍니다.

  • 우리의 숙제

자, 월이는 가족을 찾았지만 우리에겐 숙제가 남았습니다. 숙제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그건 우리 자신에게도 필요한 것입니다.

바로 '공동육아'입니다.

생각보다 혼자서 반려견과 함께 지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이가 젊고 건강할 때, 그리고 우리도 건강할 때는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반려견도 나이를 먹겠지요. 개가 아프면 우리가 돌봐줄 수 있지만, 우리가 아프면 개는 누가 돌봐준답니까? 친구가 있어도 개를 잘 알지 못하면 문제가 되겠죠.

Image by Stable Diffusion

모든 날, 같이 반려견을 키우자는 의미의 '공동육아'가 아닙니다.

언젠가 병원에 입원하거나 기타의 일이 생겼을 때 옆에서 '실질적'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한림쉼터 네이버 카페'가 그런 일을 담당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봅니다. 커뮤니티에서 공동육아까지 가능해지도록 방향잡고 운영해 보겠습니다. 꼭 필요한 일이니까요.

한림쉼터 네이버 카페 : https://cafe.naver.com/hallimanimalshelter

  • 월아, 축하해

이 순간 가장 축복받아야 할 아이는 '월이'입니다. 그동안 버려지고, 임보처 전전하고, 파양도 당하고, 서러움 폭발이었을 텐데 이젠 끝이야.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월아, 축하한다. 매 순간 행복하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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