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번 약먹이기의 어려움
어떤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간다. 아이가 너무 안 좋은 경우엔 입원 치료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적절한 치료, 혹은 수술을 한 후 쉼터로 복귀한다. 수술을 한 경우엔 병동견사에 잠시 지낸다.
문제는 약 먹이기다.
한림쉼터엔 상주하는 사람이 없다. 그러다 보니 고정 봉사자분이 하루 한 번 약을 먹여주시지만 하루 두 번이나 세 번은 어렵다. 누군가 약 먹이러 일부러 와야 하는데 다들 직장에 다니는 등 해야 하는 일들이 있어 그게 쉽지가 않다.
병원에 사정을 설명하고 되도록 하루에 한 번 먹는 약으로 부탁드리지만 그게 안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나 하루 세 번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럴 때는 임시보호처를 찾거나 치료를 미뤄야 한다.
하지만 임시보호처를 찾기가 쉽던가. 얼마나 임보처를 찾는 게 어려운지 어떤 사람은 입양 보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임보처 구하기라고 말하곤 했다.
얼마 전에 한 견사에서 생활하는 별이와 양말이가 심한 설사로 병원에 갔다. 대장균의 한 종류인 간균이 있다고 해서 약을 먹어야 하는데 하루에 두 번 먹여야 한다고 했다.
이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임시 소장님이 퇴근 후 저녁에 와서 약을 먹이겠다고 하셨다. 6일만 하면 된다고 하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병원 다녀온 다음 날부터 임시 소장님이 저녁에 와서 약을 먹이고 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직장인데 퇴근 후 저녁도 못 먹고 40분 차를 타고 와서 약을 먹이고 가신다. 집에는 임시보호 중인 강아지 넷이 있다. 집에 가선 그 애들 밥 주고 챙기는 등 해야 할 일이 또 많을 것이다.
요즘 개그맨 고명환 씨의 책을 읽고 있다. 제목은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실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거기서 그러더라. 무언가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를 연구하라고.
왜 두 번 약 먹이기가 어렵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약을 두 번이든, 세 번이든 먹여 아픈 아이들을 케어할 수 있을까?
가장 큰 해결법은 상주하는 사람을 구하면 된다. 약도 먹일 수 있으니, 바베시아에 걸린 아이들도 치료할 수 있다(한달 동안 약을 하루 세 번 먹어야 한다). 아픈 아이가 있으면 바로 병원에 데려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주하는 사람을 둘 것인가? 누구를 상주시킬 것인가?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 평화로운 유기견 보호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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