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수업을 하고, 사명감에 대해 생각하다

홍난영
홍난영

동광초등학교에서 ‘반려동물’ 주제로 수업을 하고 왔다. 요즘 초등학교에 갈 때마다 감탄을 한다. 내가 학교를 다녔던 80년대와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시설이 좋아진 것은 당연하고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도 많이 달라진 듯하다.

어느 분야에서나 ‘사명감’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선생님도 그러하다. 오늘 갔던 학교의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학교에 갔으니 보통명사격인 '선생님'이 생각이 났던 것 뿐이다.

선생님이 어떠냐에 따라 학생들은 배우는 게 달라진다. 단지 공부만이 문제가 아니다. 그 아이가 생각하는 방식, 경험의 방식 등이 달라진다. 따라서 비록 40분짜리 선생님이지만 나 역시도 학생들을 대할 때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한다.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부터도 이해가 되어야 행동하는 아이였다. ‘Why’가 해결되지 않으면 굳이 하지 않는다. 공부도 그랬다. 내가 왜 공부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냥 설렁설렁하는 애였다.

수학을 예를 들어보자. 다 커서 느낀 거지만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단지 셈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수학이라는 과목을 통해서 세상을 직접 마주하지 않고도 계산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어떤 깊은 계곡의 깊이를 잴 때 계곡의 밑까지 줄자를 들고 내려가 재지 않아도 수학적으로 깊이가 얼마인지 계산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러한 수학의 본질을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결국 수학을 하지 않은 것은 내 탓이지만 선생님이 수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가 되도록 설명해 줬더라면 나는 수포자가 되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Prompt : a high mountain and a deep valley in contrast, painting, expressive/ Image by Stable Diffusion

글쓰기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게 그저 좋아 쓰기 시작했지만, 글쓰기의 본질에 대해 그 누구도 설명해 주지 않았다.

글쓰기는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글쓰기를 통해 생각하고 정리하는 힘이 길러진다. 독서도 그렇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었다. 독서를 통해 사고의 폭이 깊고 넓어진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성장할 수 있다는 거다.

무엇을 하자고 설득할 때는(수업도 마찬가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 충분한 설명이 먼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근거가 다양하게 있어야 한다. 다양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받아들이는 상대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저마다 이해하는 부분이 다르므로 많은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쩌면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만들었으니,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반려동물과 함께 할 거라면 유기동물을 입양하라고 설득하는 입장이고, 사람과 공존해야 하니 펫티켓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그 충분한 근거를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지 충분하게 이해를 시켜야 내가 준비한 수업 외에도 더 필요한 것을 스스로 공부하고 실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런 부분은 평소에 쓰는 글이나, 만드는 영상에도 들어가야 할 것이다. 설득하려는 자에게 근거가 없으면 세상을 변화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유기견을 입양해야 할까?

한림쉼터 또또

한국에서는 강아지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크게 3가지다. 유기견을 입양하거나, 펫샵에서 사거나, 지인에게 분양받는다. 소수이긴 하나 전문 브리더에게 분양받거나 직접 유기견을 구조해 키우게 되는 경우도 있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야기한다. 펫샵은 애들이 너무 고통받는 방식이다. 그래서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유기견을 입양하면 그 아이의 인생은 바뀐다. 그래서 유기견을 입양해야 한다(물론 40분동안 길게 설명한다).

하지만 더 다양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겠다. 나  또한 많이 생각하고, 공부하면서 촘촘한 의견들을 가지고 있어야겠다.

사명감이란 이런 노력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그저 돈을 버는 목적으로 수업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명감을 가지고 가르치면 인생이 바뀌게 되는 학생들도 많아질 것이다. 이건 비단 선생님만의 일은 아니다.

나도 어릴 때 나를 이해시켜 줄 선생님을 만났다면 훨씬 나은 사람이 되어있을 텐데… 조금은 아쉽다. 물론 결국은 내 탓이다. 이해되도록 내가 공부했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다.

이제라도 열심히 독서하고 글쓰며 사고의 폭을 넓히고 많은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겠다. 그래야 어릴 때 못했던 걸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순간순간 정성을 다하자. 글을 쓰는데 근거가 많이 부족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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