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달라고 매일 찾아오는 누렁이를 구조했어요
매일 밥 달라고 한림쉼터를 찾아오던 누렁이를 구조했습니다. 지난여름부터 발견되던 녀석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강아지가 쓱, 나타났다가 다가가면 사라지곤 했습니다.
어느 날부턴가는 매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혼자는 아니었습니다. 지금부터 그 사연을 공개합니다.
한림쉼터엔 탈출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머리통이 도저히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은 틈으로도 녀석은 탈출을 하곤 했습니다. 막으면 또 다른 곳을 개발해서 나갔습니다. 신출귀몰인 이 녀석의 이름은 슈퍼입니다.
탈출한 슈퍼는 보호소 근처를 떠돌던 누렁이를 만났나 봅니다. 언제부턴가 슈퍼는 탈출해서 꼭 누렁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슈퍼, 이 녀석도 사실은 떠돌이 개였습니다. 잡히지는 않지만 항상 근처에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슈퍼는 많이 다쳐서 다가왔고, 구조할 수 있어서 병원에 입원, 수술을 할 수 있었습니다.
퇴원 다음 날 슈퍼는 또 탈출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여자친구를 데려왔습니다. 슈퍼와 함께 여친까지 구조를 했고, 현재 원더라는 이름으로 1년 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랬던 슈퍼가 또 누렁이를 데려온 것입니다. 처음엔 멀리서 지켜만 보던 누렁이가 슈퍼의 응원에 힘입어 밥 달라고 찾아왔습니다.
둘은 정말 친했습니다. 같이 놀고, 핥아주고, 서로의 몸을 맞대고. 브로맨스가 따로 없습니다.
봉사자분들은 매일 찾아오는 누렁이에게 밥을 챙겨주기 시작했습니다. 누렁이는 더욱더 적극적으로 찾아왔답니다. 심지어 슈퍼를 들여보내면 따라서 보호소 안으로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빈 견사가 없던 한림쉼터, 하나를 만들어 누렁이를 구조하기로 했습니다. 봉사자분들은 이름을 룽지로 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슈퍼를 따라 들어온 룽지는 처음엔 구석에 숨어있더니 이내 견사 안으로 들어가 냄새를 맡습니다. 들락날락하기를 몇 번, 결국 견사 문을 닫고 구조를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룽지는 한림쉼터의 새로운 식구입니다. 아직 경계심이 있어 병원에 데려갈 수 있는 수준은 못 됩니다. 시간을 두고 더 친해지면 병원에 가서 검사도 받고 중성화 수술도 할 예정입니다.
우리 룽지도 사람과 친해져서 가족을 만나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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